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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특별한 택시기사를 만나다

 


오늘은 베이징올림픽 때 있었던 훈훈한 소식 한가지를 전하고자 한다. 한동안 밀려있던 사진을 정리하는 중 너무 쉽게 잊고 넘어가 버렸던 사진 몇 장을 발견하게 되었다. 황홀했던 추억을 핸드폰사진으로 밖에 남길 수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 하지만 핸드폰에 카메라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생각된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택시기사’ 2008년 베이징올림픽 한국인올림픽지원단에서 활동했던 필자는 거의 매일같이 왕징에 위치한 올림픽지원단 사무국에 출근하였다. 매일 하는 일이 컴퓨터로 자원봉사자 명단정리와 각 경기장에 응원도구를 배포하는 일, 물론 쉽고 단순한 일이었지만 올림픽 때 약600명의 재중자원봉사가 함께했기 때문에 한국이 우수한 성적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연애인 응원단 제외)

 

우연히 만나다

필자가 거주하는 곳에서 북경 왕징까지는 대략 5km의 거리이며, 택시로 10분간 이동하면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다. 택시 비용은 편도로 15위안(당시환율 1:140 2100) 4명이 함께 이동하면 무척 저렴한 가격이어서 자주 택시를 이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택시 한대 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기 때문에 그 날 역시 한참을 기다려야만 했다. 솔직히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북경사람들은 대부분 택시승차에 대한 질서가 확립되어있지 않다. ‘누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느냐의 문제는 그들의 머릿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보이는 택시에 먼저 달려가면 바로 내가 잡은 택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한참을 빼기다가 우리 앞으로 다가온 택시는 마치 하늘이 보낸 운명의 택시라고 느껴졌다.

 

이게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택시를 탄 필자는 택시 안에 전시된 물건들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눈을 땔 수 없게 만드는 물건들 신기하듯이 한참을 쳐다본 필자에게 운전기사는 제 택시를 타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신기하게 쳐다 보내요.”라며 웃음 한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사분사분하게 건냈다.

 

과연 어떤 물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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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 온도계, TV, 물수건, 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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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 , 방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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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 바느질도구, 구두솔, 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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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산기, 테잎,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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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비약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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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침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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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명록(북경A4도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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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허가증 (일부 모자이크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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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대표기사 모씨

 

 

깜짝 인터뷰

북경A4: 안녕하세요.! 이게 다 뭐 하는 물건이에요?

기사: 보시다시피 생활필수품들을 한곳에 모아두었습니다.

 

북경A4: 왜 이렇게 모아두게 되었죠?

기사: 택시운전을 오래 하다 보니 많은 손님을 만나게 되었다. 신문 보는 손님, 시계 찾는 손님, 책보는 손님, 감기 걸린 손님 등등 그 손님들이 필요한 물건을 생각하다 보니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물건들이 모이게 되었다.

 

북경A4: 이런 물건을 택시에 마련한지 얼마나 되었나요?

기사: 택시운전을 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10년이 넘는 세월을 한결같이 조간 신문을 마련하고 승객들의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방명록도 설치하고 지금까지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 같다.

 

북경A4: 이번 북경 올림픽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사: 중국은 올림픽을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 왔다. 반드시 성공하리라 생각된다.

 

마지막 감동

마지막으로 운전기사와의 인사를 나누며 내리려고 하는 순간, 우리들의 올림픽자원봉사 티셔츠를 보곤 중국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시는 분들에게 돈을 받을 수 없다며 올림픽이 끝나는 날까지 열심히 노력해 줄 것을 부탁했다.

 

차에서 내린 필자는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겨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북경에서 지금껏 만난 택시운전기사는 여러 분류의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런 운전기사는 만나본 적도 없으며, ‘앞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은 넓다. 많은 사람들이 우물에 갇혀있고, 장님이 코끼리 코 만지듯이 자신이 아는 일부분만 가지고 많은 것을 판단하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혔으면 한다. – 북경A4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