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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은 항상 사랑이라는 단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랑의 전령사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하얀 눈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요. 그런 낭만스러운 장면 때문인지 겨울이 오면 눈을 간절히 기다리곤 합니다.

 

눈이 오면 할 수 있는 것들!


눈이 오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서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눈싸움입니다. 첫 눈이 오는 날에는 햇볕에 금방 녹아버리는 눈들이 아쉬워 녹지마라~ 녹지마라~’간절히 기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눈 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바로 스키, 보드, 썰매입니다. 겨울이 있는 국가에서만 할 수 있는 특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중국으로 온 여자친구는 겨울을 굉장히 싫어하지만 스키장은 완전 사랑하더군요.

 

군인들도 눈을 좋아한다!

▲ 군대시절 제설작업을 하던 어느 날!


군인들도 눈이 오면 마음은 즐겁습니다. 고된 훈련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군인들도 첫 눈을 바라보면 아 또 이렇게 한 해가 지나가는 걸 알리는 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도 있고, 밤 늦게 초소의 가로등에서 내리는 흰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지나간 첫 사랑을 그리워하며 따뜻했던 나날들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군인은 눈을 싫어한다.

첫 눈은 즐거운 마음으로 잘 보내지만 군인들에게 눈은 쓰레기와 마찬가지 입니다. 쓰레기를 깨끗하게 치워야 하듯이 군인들은 눈도 깨끗하게 치워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1. 연병장 제설작업

군인들에게 있어 연병장은 부대의 군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명령과 자시를 전달받고 단합과 사기를 증대시키는 중대한 역할을 하는 장소입니다. 이런 중요한 장소가 눈으로 덮여 있으면 안 되겠죠?

 

2. 보급로 제설작업

보급로는 식량과 군장비 및 각종 보급품들이 전달되는 길이기 때문에 항상 차량과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게 제설되어야 합니다. 제설하기 가장 까다로운 곳이며 밤 새도록 눈이 내릴 경우에는 밤새도록 잠도 못 자고 1시간에 한번씩 제설을 해야하는 악몽을 꿀 수도 있습니다. 필자가 있었던 최전방 GOP에는 눈이 지긋지긋하게 왔는데요. 철책로도 항상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잠도 재대로 못 자고 제설한 기억이 납니다.

 

3. 초소 및 진지

초소 및 진지는 적을 감시하고 아군을 보호하는 중요한 요충지이기 때문에 항시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제설되어야 하는 공간입니다.

 

군인들에게 눈은 쓰레기입니다.

민간인들이 즐겁게 눈을 바라보고 있을 때, 군인들은 오늘도 눈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워 합니다. 그냥 다 내리고 한 번에 치우면 차라리 속 편할 것을 꼭 한 시간에 한 번씩 제설을 하고 치우고 올라가면 내려오면서 다시 치워야 하는 지긋지긋한 눈들이 원망스러울 것입니다.

 

10월 말, 11월 초가 되면 같은 눈을 바라보면서도 희비가 엇갈리는 이 세상 그래도 군인들이 나라를 지켜주고 있어서 항상 든든합니다. 우리도 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그들의 의미 있는(?) 시간 이번 겨울도 잘 견뎌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