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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잃어버린 엘리베이터 걸

 

 

필자가 이용하는 아파트에는 항상 밝은 미소로 반겨주는 엘리베이터 걸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짧은 시간 동안 오늘 하루는 어떻고, 내일은 뭐하며 등 많은 얘기를 나눈다. 하지만 예전에 각 엘리베이터 마다 있던 엘리베이터 걸이 이제는 3개의 엘리베이터 중 한 곳만 엘리베이터 걸이 일을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아파트들은 이미 엘리베이터 걸이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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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걸과의 대화를 한번 돌아보면 오늘 하루 어땠냐?’는 질문에 그냥 엘리베이터에 앉아만 있으니 지겨울 따름이다. 책을 읽고 신문을 보고 음악을 들어도 시간이 너무 안가는 것 같다. 틈틈이 전화 연락을 받고 집안을 청소하러 가기도 한다.” 라고 하였다.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고향은 사천인데 남편과 자식은 사천에서 학교를 다니고 혼자 북경에 와서 돈을 벌고 있으며, 여기서 벌어들인 대부분의 돈은 고향으로 송금한다.”라고 하였다.

 

이틀 전 외출을 하고 돌아오던 중 엘리베이터에서 반갑게 맞아주는 엘리베이터 걸을 만났다.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이냐며 물은 뒤 그녀는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일을 그만둘 것 같다고 하였다. 주변의 아파트에서도 엘리베이터 걸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으며, ‘엘리베이터 걸을 없애는 방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파트 역시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필자 역시 엘리베이터 걸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하루 종일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의미 하게 낮잠으로 시간을 보내는 엘리베이터 걸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같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어나는 납치 성폭행을 줄일 수 있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친절한 엘리베이터 걸은 힘든 외출 시간을 깔끔하게 씻어주는 피로회복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필자의 엘리베이터 걸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큰 걱정이라고 하였다. 북경에 올라와 엘리베이터 걸만 5년간 하였기 때문에 다른 일을 전혀 할 줄 모르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라고 한다. 금융위기에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우리 서민들 안타까울 나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