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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전, 여자친구와의 교재 3년 되는 날을 앞두고 이번에는 어떤 이벤트로 감동시켜야 할까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딱히 큰 이벤트는 아니지만 항상 작은 이벤트들을 만들어 감동을 선사하곤 하였습니다. (외모가 안되니 이런 거라도 계속 해줘야 여자친구가 안 도망갈 것 같아서요.)

 

1주년이 되던 날에는 학교를 같이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전동 자전거를 하나 구입해서 너의 기사가 되어줄게~”라고 닭살 돋는 맨트를 한 기억이 납니다. 여자친구는 뭐가 그리 좋은지 다른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곤 했죠. 인도네시아에서는 남자친구가 기념일을 챙겨주는 일이 거의 없어서 생각지도 못한 감동이었다고 합니다.

 

2주년이 되던 날에는 둘만의 요리를 만들어 보자며 서로 메뉴를 하나씩 정해서 요리를 하기로 하고 밀가루 반죽도 하면서 둘만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기념일이라는 걸 알게 된 여자친구는 K사 커플 향수를 사서 저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3!

올해는 지난 해 보다 좀 더 특별한 기념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프러포즈는 하지 않았지만 이미 결혼하기로 한 사람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여름에는 양가 부모님들의 운명 같은 여행 계획에 의해 상견례까지 이루어지게 되었으니 말이죠. 뭐 말은 안 통했지만 자국언어를 써가며 아줌마, 아저씨 특유의 대화를 나누시던 부모님이었습니다.

 

▲ 제작한 원본

 

요즘 업무가 많이 바빠서 어떤 선물을 줘야 할지 생각도 안 떠오르고 그냥 조용히 넘어가려고 하던 찰나! 올해 여름에 홍콩 가서 찍은 사진들이 떠 오르는 겁니다. 보잘것없던 카메라가 이럴 때 실력발휘를 할 줄은 몰랐네요. 구룡반도에서 찍은 파노라마 사진과 합성하여 멋진 파노라마 작품이 탄생하였습니다. 사진을 들고 사진관으로 가서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1m x 0.25m의 액자를 제작하게 되었네요.

 

▲ 깜박하고 피스를 못 사서 결국 나중에 걸기로 했습니다. ^^


퇴근길에 제작된 액자를 품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은 너무 가벼웠던 것 같습니다. 액자를 보고 기뻐할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걷다 보니 30분 거리의 집이 순식간에 도착하더군요. 그렇게 액자를 여자친구에게 보여주는 순간!!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여자친구! 저 역시 눈물이 나려고 했답니다.

 

1년에 한 번~

1년에 한 번 있는 기념일 입니다. 결혼하면 1년에 2번 있는 기념일이 되겠네요. 자주 있는 일도 아닌데 그냥 지나치려니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아주 작은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여자들은 정말 작은 것에도 쉽게 감동을 하니까요. 하지만 아주 작은 것도 안하고 그냥 넘어가는 그 해는 평생 삶의 짊으로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기념일이 다가오는데 돈은 없고 뭘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제가 정답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맛있는 반찬거리 사서 손수 요리를 한 번 해 주세요~ 그리고 작은 편지 한 통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념일은 함께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은 선물이됩니다. 북경A4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