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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테이프로 촬영한 부분일식

 

국민학교 시절(요즘 초딩들은 국딩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나?) 그 때가 몇 학년 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당시 삼촌이내일 일식 일어나니까 문방구 가서 셀로판종이 몇 장 사와라.’라고 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 때 처음으로 달이 해를 가리는 현상을 목격하였고, 그 때의 놀라움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속 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 안 쓰는 비디오테이프를 구하다.

 

너무 커 버린 것일까? 셀로판종이를 구하기 조차 힘들었고 그 흔했던 플로피 디스크 조차 구할 수 없었다. 이리저리 온 집안을 뒤진 지 1시간이 지난 후 버려진 비디오테이프 1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이렇게 좁은 걸로 어떻게 촬영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눈으로는 잘 보인다. 현재시간 09 55분 울산에서는 벌써 30%가량 진행되고 있었다.

 

▲ 계속되는 실패

 

1015분 벌써 태양의 반이 가려졌다. 열악한 촬영환경 속에도 꿋꿋이 촬영하는 자신의 모습이 신기할 정도이다. 솔직히 DSLR유저로써 ND400 필터 정도만 구매해도 충분히 촬영할 수 있지만 당장 구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실은 구하기는 쉬운데 돈이 없었다.

 

또 다시 어릴 적 기억을 떠 올려보면 일식이 일어날 당시 주변의 언론이나 친구들이 지구종말론을 언급하곤 했다. 일식이 일어나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는 그날 지구가 종말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달이 태양을 100%가릴 수 없어 아직은 종말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그 때는 정말 공포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10 25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이미 60%가량 진행되고 있었다. 태양을 너무 많이 봤나? 눈을 감으면 불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역시 전문적인 촬영장비를 갖추고 촬영해야 하는가 보다. 다른 네티즌 여러분들은 이렇게 허술하게 촬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필자는 안경을 사용한다. 원래 필자의 시력은 정말 1.5~2.0정도로 우수한 시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년기 때 주변 친구들의 안경 착용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여서 비의 태양을 비하고 싶었어가 아니라 태양을 노려보고 있어를 부르며 태양을 열심히 째려봤었다. 그래도 선천적으로 시력이 좋았던 탓에 지금도 0.3 ~ 0.4의 시력을 유지하고 있다. 15년 가까이 이 시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경을 오래 낄수록 시력이 나빠진다는 말도 거짓인가 보다.

 

10 35 70%가량 진행된 상태, 이게 웬 일인가! 구름이 필자를 도와주고 있다. 구름이 비춰줘서 직접 촬영이 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ISO100, F22, 1/4000 아는 사람이면 알겠지만 거의 어둠에 어둠으로 촬영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인 사물을 이렇게 촬영하면 그냥 아무것도 안 보이는 촬영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군다나 필터를 그냥 일반 UV필터를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10 55 80%가량 진행되었다. 구름이 사라지면서 촬영하기 너무 힘들어졌다. 아주 작아진 태양 덕분에 비디오테이프로는 촬영이 불가능해 졌다. 하지만 직접 촬영하기엔 너무 밝아 태양이 조금 번진다

 

11 05분 더 이상 가려지지 않는가 보다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다음 번 일식 때는 우리 애기들을 대리고 같이 보여줄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 북경A4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