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이 교통정체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이유

중국의 북경은 거미줄처럼 빽빽하고 정리가 잘 된 도시입니다. 하지만 정리가 잘 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가장 큰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부분이 바로 교통정체입니다. 지난 17일의 경우에는 북경 전체 도로 중 140개의 구간에 정체가 일어나면서 최고 신기록을 갱신했다고 합니다. 올해 초에 90개의 구간이 정체되면서 최고신기록을 갱신했었는데 불과 8개월 만에 다시 1.5배의 기록으로 신기록을 갱신하였습니다. 이 날 가장 정체가 심했던 구간은 13km의 구간을 오후 3시에 출발해서 저녁 8시에 도착(5시간)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네요.

북경의 도시구간은 6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5~6환 사이는 그냥 공장지대라고 생각하시면되고요. 4~5환은 신 개발구, 2~4환은 도심구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정체가 가장 심각한 곳이 바로 4환 내의 도로상황입니다. 

4환에 위치한 저희 집에서 북경역까지 10km정도 되는데 한 번은 1시간 전에 출발했지만 1시간 10분 걸려 역에 도착하는 바람에 기차를 놓친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는 항상 2시간 전에 출발하거나 지하철을 타고 기차역으로 갑니다. 보통 오전 10~11시, 오후 2~4시 이 시간은 주요 근무시간이기 때문에 정체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북경은 이 시간대에도 교통정체가 발생합니다.  

중국 북경의 교통정체가 심각한 이유는?

북경 교통정체의 심각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미 어지러워진 부동산 개발 때문에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럼 교통정체의 원인 몇 가지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주차장을 고려하지 않은 부동산 개발!

중국 북경은 1990년대부터 각종 빌딩 및 아파트가 4환 내에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초고속으로 도시화된 지역입니다. 하지만 당시 중국은 경제수준이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고 중국의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차를 보유한 사람은 상당한 부자에 속하는 편이었습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개발에 있어서 주차시스템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자비하게 개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 주차의 심각성을 알고 뒤늦게 정비하려고 했으나 이미 지어진 아파트의 지하에 주차장을 짓는 것은 굉장한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주차장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곳곳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교통정체가 많이 일어납니다.

 

차량 보유자 급증

북경의 최근 차량 증가비율을 보면 2000년 157.8만대, 2003년 200만대, 2005년 300만대, 2009년 400만대, 2010년 9월 현재 약 450만대로 통계가 나와있습니다. 앞으로 2015년까지 약 700만대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데, 700만대면 북경 4환 내 도로를 꽉 채우는 용량이라고 하네요. 물론 차량 전체가 4환 내에 있는 건 아니지만 그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불편한 대중교통 수단!

북경의 대중교통은 보기에 정말 화려해 보입니다. 도시 곳곳에 버스정류장이 설치되어 있어 버스로 어디든지 갈 수 있습니다. 지하철 또한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지하철만 이용해도 웬만한 곳은 다 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버스의 경유에는 버스전용구간이 따로 없어 버스는 오히려 교통정체를 더 야기시키고 있는 주요원인이 되어버렸습니다. 느려터진 버스가 싫어 지하철을 이용하려고 했건만 지하철은 항상 만원입니다. 출퇴근 시간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합니다. 북경의 입수교의 출근시간에 지하철을 타려고 아침 일찍 출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지하철 입구에서 1시간 동안 줄을 서 지하철을 기다린 기억이 있네요.

 

불편한 신호체계, 무질서한 시민들

중국의 좌회전은 직진 신호에서 비보호구간이 많습니다. 직진신호에 앞에서 오는 차량이 없거나 늦게 올 경우 좌회전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더욱 고춧가루를 뿌리는 것이 바로 시민들의 무단횡단입니다. 직진신호에 직진하는 차량과 좌회전하는 차량, 그리고 무단횡단하는 시민들이 함께 모여 삼합을 이루면 정말 북경 사거리의 절정에 이릅니다. 한국이나 타국에서는 어쩌다 한 번 볼까말까 한 상황이 이 곳 북경에서는 매일 볼 수 있네요.

 

최근 이런 교통정체를 줄이려고 계속해서 지하철 구간을 확장하고 있고, 고가도로 편성과 도로질서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하지만 아직까지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시민 하나하나가 모두를 위해 올바른 질서를 행할 때(그 때가 언제 오려나!)교통정체의 문제가 풀릴 것 같습니다. 요즘 책상에 앉아서 오락만 하는 중국공산당 간부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오락만 하지 말고 밖에 나와서 몸소 느껴보셨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