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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참 보고서 작성에 집중하고 있던 중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너 예전에 사촌동생 연평도에 있다고 안 했어? 지금 연평도 난리 났거든 뉴스 한번 봐봐!” 무슨 일인가 싶어서 다음을 열어보니, 북측 도발 폭격에 관한 기사들이 다음 일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사상자 소식이 올라오니 더욱 화가 나고 가슴속에 폭발하는 분노를 잠재우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퇴근 후 급하게 집으로 향한 후, 고모댁에 전화를 해 보니, 뉴스만 보고 있는데 지금 연평도에는 연락두절이라 통화가 안되고 있다.”며 힘없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대답만 합니다. 뉴스 보니 큰 피해는 없을 것 같으니 안심하시라고 위로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1년 전, 연평도 방문기~

작년에 사촌동생 군대 면회로 연평도를 다녀와서 도’라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조용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연평도는 백령도와 달리 정말 때묻지 않은 순수한 작은 섬이었습니다. 문을 연 식당이 없어 돌아다니다 겨우 한 곳 찾았는데, 그 때 먹었던 꽃게탕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집 아주머니의 인심 또한 지금까지도 연평도를 따뜻한 곳으로 기억하게 합니다.

 

재미 삼아 던져본 폭탄?

북한은 잘 알고 있습니다. 자기네들이 저렇게 공격을 해도 한국은 그냥 기사만 띄우고 회의만 하고 끝낼 것이라는 걸, 잊을만 하면 이런 일을 만들어서 북한은 아직도 얼마든지 너희 한국을 먹어 삼킬 군사적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주곤 합니다. 1~2발이면 실수로 그랬다고 하지만 50발을 한국을 향해 발사했는데도 K-9 80발로 대응 사격을 합니다. 이 정도 경지에 이르렀으면 북한에서는 잊을만 하면 재미로 한번쯤 쏴 볼만도 합니다. 어차피 적극적인 대응도 없을 테니 말이죠.

 

▲ 작년 연평도에서 찍은 사진 몇 장

 

지금 연평도에서 불안과 걱정에 떨고 있을 우리 사촌동생, 그리고 군인들, 민간인들 생각을 하니 오늘은 정말 웃을 수 없는 날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저의 그 맑고 깨끗한 연평도의 기억을 검은 연기가 나는 뉴스의 장면들로 바꿔놓은 오늘 북한의 도발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