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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대학교 다닐 때, 외국인들로만 구성된 우리 반 회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 반에 절반이 한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국인끼리 뭉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반장이었던 탓에 식당도 한국인 식당으로 갔기 때문에 외국친구들은 더욱 불편했던 자리였던 것 같네요. 그렇게 한국인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다가 소외된 외국인들을 챙기기 위해 우리 이제부터 중국어로 대화해요~”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한국인들은 조용해 지고 외국인들이 그제서야 한 마디씩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인끼리 한국말로 할 수 있는데 외국어로 대화하니 너무 어색하더군요.

 

한국어에 미쳐가는 중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순수 중국회사로 외국인은 일부 파트타임으로 번역업무를 하는 직원 외에는 정식으로 업무를 하는 사람은 저 밖에 없습니다. 모든 업무를 중국어로 처리하고 중국어로 대화를 하다 보니 가끔씩 한국인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미친 듯이 기쁩니다. 일에 지쳐도 집으로 돌아와 이렇게 한국으로 블로그를 쓰는 것도 중국어로만 생활하는 일상 때문에 만들어진 한국어에 대한 향수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외국인 여자친구가 저를 따듯하게 반겨주지만 역시나 대화는 중국어입니다.

 

한국어가 어색해지다.

회사의 몇 명의 조선족직원이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중국어로 처리하기 때문에 그들도 조선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간혹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을 때, 그들의 언어를 들을 수 있을 뿐이지요. 한 번은 그들과 한국어로 대화를 해 보고 싶은 마음에 저희 한국어로 대화할까요?”라고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금새 서먹해 지고 한국인인 저 조차 몇 마디 꺼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살면서 한국어가 가장 어색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네요.

 

블로그가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중국에는 한국어를 잘 못하는 한국인들이 많습니다. 물론 말은 잘 합니다. 하지만 작문 능력은 많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 대학교에서는 레포트 작성, PPT발표 등 한국어로 작문을 할 기회가 많지만, 중국에서는 그런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작문능력이 한국에서 졸업한 대학생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블로그를 작성하면서 글 쓰는 법을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아직 멀었지만요~ 2010년이 끝나가네요. 한국어가 어색해지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환경에서도 블로그를 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입니다. 2010년은 북경A4_MediaChina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