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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족을 소개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소개할 가족은 다름아닌 우리강아지 가을이 입니다. 나의 유학 슬럼프 시기에 가을이가 저에게 큰 힘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 그럼 우리 가을이의 사연을 한번 들어보실까요?

 유학생활 2년 차, 1년간 단순무식 공부만하던 저에게 갑자기 슬럼프라는 충격적인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철저한 예습복습과 규칙적인 생활로 유학생활에 한치의 오차도 없던 저에게 이런 슬럼프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의미 없는 유학 슬럼프를 보내던 어느 날 어느 강서초원이라는 북경의 작은 시골 마을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중 저의 마음을 사로잡던 강아지 3마리, 보면 볼수록 강아지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강아지 한 마리 사보자! 한번 결심한 것은 반드시 이루어내는 성격이라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강아지에 대해서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예전에 강아지라고 하면 그저 귀찮은 동물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짖어대고 대소변 치울 생각을 하면 끔찍했던 저였으니까요. 그렇게 강아지를 사려고 이리저리 돌아 다니던 중 어느 한 웹사이트에 방문하여 강아지 사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유학 생활 중 강아지 한 마리 살려고 하는데 어떤 강아지가 좋나요? 질문의 답변은 다름아닌 수많은 비평이 쏟아져 왔습니다. 그 중 저의 가슴을 크게 한방 찔렀던 한마디는 바로 강아지를 사다니요? 강아지가 물건입니까? 당신 같은 사람은 강아지를 입양할 자격이 없습니다. 이었습니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잘못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왔던 것입니다. 강아지는 사는 것이 아니라, 입양하는 것이랍니다. 이렇게 잘못된 사고방식을 고치고 나니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관심을 가져 줬습니다.

 한 달간 이리저리 자료를 찾고 수많은 강아지 들을 보았습니다. 그 중 저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강아지 한 마리, 그는 생후 2개월 된 아주 작은 푸들이었습니다. 그렇게 그 강아지를 입양하게 되었고, 강아지가 품에 안기는 순간 저는 새로운 가족을 입양할 마음에 들뜬 나머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빨리 집에 가서 룸메이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집에 도착한 강아지는 새로운 아빠, 엄마, 삼촌에게 따뜻한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 강아지의 삼촌이 저에게 묻더군요. 강아지 이름이 뭐야? 그러고 보니 아직 강아지 이름조차 생각지 않고 있었네요. 우리 강아지에게 좋은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많은 강아지 이름을 찾아 봤지만 마음에 드는 이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저의 뇌리를 스치던 단어 가을. 이놈이 가을에 입양됐구나! 그래서 저는 수줍게 가을이 어때요?라고 말했습니다. 모두들 찬성하는 눈빛, 그럼 가을이로 해요. 이렇게 저의 강아지 이름은 가을이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벌써 아빠가 되는 건가? 하지만 아빠가 된다는 것 쉽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저에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어렴풋이 어릴 적 강아지를 키우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큰형이 추운 거리에 떨고 있던 강아지 한 마리를 안고 집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우린 그렇게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지만 매일 밤 울어대던 강아지를 못마땅해 한 아버지가 시골집으로 보냈던 것입니다. 마당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대문 밖을 뛰쳐나갔다 그만 무심한 버스에 의해 이세상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 후 저는 며칠 밤을 울었습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미운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강아지는 저와의 인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후 강아지라는 단어가 저의 머릿속을 떠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 슬픈 기억이 떠오르는 이유는 우리 가을이가 많이 아프다는 의사의 진단에 어릴 적 악몽이 다시 살아나는 듯 했기 때문입니다. 검진이 끝나고 담당의사를 만나자 마자 물었습니다. 우리 가을이 죽나요? 얼마나 더 사나요? 의사는 황당하다는 듯이 대답을 하더군요. 강아지가 죽길 바라나요? 왜 죽는다고 생각하나요? 의사에 대답에 이성을 찾은 저는 의사의 대답을 차근차근 듣기 시작했습니다. 가을이의 병은 다름아닌 감기, 회충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병원비가 만만치 않았지만, 병원비는 생각조차 나지 않더군요. 건강을 회복한 가을이는 집을 축구장인 냥 마구마구 뛰어다닙니다. 아이가 아픈 부모의 심정 이와 같지 않을까요? 아버지, 어머니의 소중함과 감사하는 마음이 다시금 가슴에 새겨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가을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우리 가을이를 보면 그냥 지나가지 못합니다. 사진 촬영이 취미인 저는 우리 가을이를 정식 모델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그의 포즈는 웬만한 모델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고 생각될 정도이니까요. 가을이는 유학생활의 새로운 활력소입니다. 그는 저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줬으니까요. 이렇게 유학생활의 첫 슬럼프는 우리 가을이가 깔끔히 해결해 주었습니다. 또다른 슬럼프가 다가와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듯 합니다.

 

 가족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함께 웃고, 함께 울고, 뭐든지 같이 생각할 수 있는 공동체. 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단어를 너무 크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여러분과 함께하는 사람들 또한 가족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저는 우리 룸메이트에 대해 말할 때 항상 가족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왜냐하면 가족이니까요. 그러므로 가을이 또한 저에게는 새로운 가족인 것입니다.

 

 가을이가 제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전 이렇게 전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네가 존재하는 한 나 역시 너의 곁에 함께 있고 싶다. 가을아 사랑한다 ♡. 물론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마음으로 통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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